할머니의 4월
시장
한 귀퉁이
변변한 돋보기
없이도
따스한 봄볕
할머니의 눈이
되어주고
있다
땟물 든
전대 든든히
배를 감싸고
한 올 한 올
대바늘 지나간
자리마다 품이
넓어지는
스웨터
할머니의 웃음
옴실옴실
커져만
간다
함지박 속
산나물이 줄지
않아도
헝클어진
백발 귀밑이
간지러워도
여전히
볕이 있는
한 바람도
할머니에게는
고마운 선물이다
흙 위에 누운
산나물 돌아앉아
소망이 되니
꿈을 쪼개
새 빛을 짜는
실타래
함지박엔
토실토실
보름달이
내려앉고
별무리로
살아난 눈망울
동구밖 길
밝혀준다
-전숙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