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쓰는 편지
어제가
아껴 쓰고
남겨 둔 시간을
오늘이라
하겠습니다
아련해지려는
시간을
붙잡아
첫새벽
물열매로
열게하는
영롱한
그 마음을
처음이라
하겠습니다
새해
첫날이 오면
첫마음을
잡기 보다는
거꾸로
그리운
옛 것들로
마음이 꽉
찹니다
멀어질수록
선명한 그리움
말입니다
진눈깨비 내리던
들판의 마른 수수깡
울음이며
얼음장밑에서
푸른 숨 죽이던
미나리꽝이며
초가집 처마에
꿈처럼 열리던
고드름
그리고
우리들 어린 꿈이
한 뼘씩 자랄때마다
낮아지던 골목의
흙담들
상처없는
그 날들이 못견디게
그립습니다
첫날이 되면
고치고 싶은 것들도
참 많습니다
어머니를
옆에 두고도
‘니 엄마 못 봤냐’고 묻는
아버지를 고치고
싶고
자주
어긋나는
어머니 삭은 뼈들을
고치고
싶고
내 곁에 사는
바람과 구름,
그리고 햇살을
옛것으로
고치고 싶습니다
상하지 않은
머언 먼 어제로
가서
다시
출렁이며
흘러 오고
싶습니다
-임송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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