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처럼 빛나는
멀리 보이는
흰 바위섬,
뱃사람은
그것을 오지바위라
부른다
가까이 가보니
새들의 분뇨로
뒤덮여
있었다
가마우지떼가
겨울을 나는
섬이라고
한다
수많은
바위섬을 두고
유독 그 바위에만
날아와 앉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마우지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모여사는
것은
서로
사랑해서가
아니다
포식자의
눈과 발톱을
피하기
위해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떼를 지어 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운명이
바위를 희게
만들었다
절벽 위에서
서로를
견디며
분뇨
위에서 뒹굴고
싸우고 구애하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지상의
집들 또한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지 않은가
가파른
절벽 위에 뒤엉킨 채
말라붙은
기억,
화석처럼 찍힌
발톱자국,
일렁이는
파도에도 씻기지 않는
그 상처를 덮으러
다시 돌아올
가마우지떼
그들을
돌아오게 하는
힘은
파도 위
북극성처럼 빛나는
저 분뇨자국이다
-나희덕-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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