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우 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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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wing by Young Han Kim (김영한)

겨 우 살 이

-고 훈-

그 때 겨울은
날마다 추웠다

배불리 먹어도 배고픈
보리밥 아침식사

삶은 고구마
물김치로 족한 점심

아침밥 기대하며
푸성거리 멀건
죽 한그릇 저녁식사

잠자리 따뜻한 아랫목
추위로 우리들
새벽을 깨우고

세수후 손잡은 문고리
얼음으로 잡아 불고

검정고무신 나일론 양말
내복없는 바지 적삼
겨울 칼바람
넉넉히 막아준
토끼털 귀돌이

보고 싶은 친구야
고향 굴뚝엔
하얀 연기 피어 오르고
집집이 다듬이질
소리 들리고

겨울을 살아내는
가난한 어머니의 문풍지는
지금도 추위에
떨고 있으려나

그래도 우리는 돌아가고
싶도록 행복했다
있는 것으로 넉넉히
감격했고
너와나 그리고
우리가 있었기에

그 때 겨울은
추워도 따뜻했다.

박현근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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