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길 저쪽
세월도
이사를 하는
가보다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시간과
공간을
챙겨
기쁨과 슬픔,
떠나기 싫은
사랑마저도
챙겨
거대한
바퀴를 끌고
어디론가 세월도
이사를 하는가
보다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
기억 속에는
아직도
솜틀집이며
그 옆 이발소며
이빨을 뽑아 지붕 위로
던지던 기와의
너울들
마당을 지나
아장아장 툇마루로
걸어오던 햇빛까지
눈에 선한데
정작 보이는 것은
다른 시간의
사람들뿐
저기
부엌이 있던 자리
지금은 빌라가
들어선
자리
그 이층
베란다쯤
다락방이 있던
자리
엄마가
저녁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가슴에
초승달처럼
걸려있다.
몇 년 만에
아기를 업고
돌아온
고모와
고모를 향해
소리를 지르던
아버지는
말없이
펌프질을 하던
할머니는
그 마당
그 식솔과
음성들 그대로 끌고
모두 어디로
갔을까
낯설어 더 그리운
골목길을
나오는데
문득
내 마음속에
허공 하나가 무너지고
있었다
허공의
담장 너머 저기
휘어진 골목
맨 끝
기억의
등불 속에
살아오르는
것들
오, 그렇게
아프고 아름답게
반짝이며
살고 있는
것들.
-시詩/권대웅-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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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inger, Actor, Entertainer,
and business man Tei 테이.
Warm story of friends
MBC reality show
‘Omniscient Interfering View
(전지적 참견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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