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평 남짓의 지구 세입자
살다 보면
보증금
십만 원에
칠만 원인 방도
고마울 때
있다.
이별을 해도
편하고
부도가 나도
홀가분할 때
있다.
5만 원어치만
냉장되는 중고
냉장고
걸핏하면
덜덜거려도
긴긴밤 위안될 때
있다.
세상과
주파수 어긋나
툭 하면 지직거렸던
날 위해
감당할 만큼만
뻗고 있는 제 팔들
내보이며
창가 은행나무
말 걸어올 때도
있다.
먼 훗날
지구에서
방 뺄 때
빌려 쓴 것
적으니
그래도 난
덜 미안하겠구나
싶을 때
있다.
-글/이성률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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