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그림자는
또 하나의 나
신의 가죽옷을
못 입은 죄의 껍질
인간의 발꿈치를 물어
죽음을 부른다.
나의 그림자는
일생을 유혹으로
서성거릴 뿐
뜨거운 포옹조차
거부한다.
온종일
발목을 미행하다
밤이면 내 살을
간음해 늙게 한다
내 운명이
최후의 시간을 알릴 때
가장 다정하게
내 볼을 맞대고 눕는다.
나의 그림자는
나로 태어나
어둠을 살다
어둠으로 사라지는
내게는 가장 긴 침묵이다.
글/용혜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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