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
어두워지며
썩은 강에 검은 산이
소리 없이
조선 망하듯
누울 때
앞논에 개구리야
뒷산에 소쩍새야
빚진 빚진 나라
울지 마라
한 사십 년
가문 사랑 탓하지
마라
오늘 저녁
부끄러움에 멍든
가슴들이
저렇게 다란히
피워 올리는
너무
찌들려서
아름다운 저녁밥 짓는
연기를 보아라
밥 먹고
어디 머리 둘 곳
없을지언정
끝없이
살아
우리
현대사
내려다보는
노을 아래
우리가
씨 뿌린 곡식같이
당당하게
살아
이 땅을
잠들지 않게
하는
내 아버지
붉은 얼굴과
더불어
살아
-안도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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