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꽁보리밥

 

그 시절 꽁보리밥

여름 밥상에
된장과 상추만 있어도
꽁보리 한그릇은 게눈 감추듯 했었다
반찬이 없으면
간장에 비벼 참기름 한방울 또~옥
그것만으로도 입맛은 감격했으리라

무더운 날에도
고구마 줄기를 한아름 끊어와
한나절 꾸부리고 앉아 손톱으로 껍질벗기고
된장에 버무린 나물반찬 한가지로
저녁밥상 꽁보리를 홀라당 비웠다

할머니도 떠나셨고
손톱 닳도록 벗겨낸 감자쭉정이
나물은 더이상 없다
요술부려줄 할머니가 없기 때문이다
간장 한가지만으로도 요술을 부려
손주 입맛을 살려주던 할머니는…..

그시절엔 모든게 맛있었다
밥도 맛있고
국수도 맛있고
강냉이도 맛있고
일년에 두번(구정과 추석) 먹어보는
돼지고기는 정말 정말 맛있고……..

언젠가 북망산에 할머니 찾아가면
간장과
된장과
감자 쭉정이와
그리고 돼지고기를 꼬옥 챙겨가야겠다.

-雲岩/韓秉珍-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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