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 옛날에
미끌한
보리밥이
고봉으로
올라앉은
저녁이면
뱃골이
꺼질 때까지
멍석에
누워
한참
별을 새었고
은하수는
막무가내로
쏟아져
내렸어
저 별은 너의 별
저 별은 나의 별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마다
별들은 환하게
웃어주었고
북두칠성과의
눈인사는
익숙한
친구 보듯
늘 반가웠어
마당
한가운데
모닥거려 피워놓은
모깃불의
매캐한 냄새가
목구멍을 타고
들어도
개구리 소리
정겨우면
그만이고
풀벌레
소리 청아하니
마냥 좋았어
장강에
내놓은 팥죽이
솥단지 채 사라져도,
동네 아이들이
수박 몇 통을
서리해와서
왁자지껄
먹어대도,
넉넉하게 눈감아줌은
배고픈
설움에서
우러나온
민심이었을꺼야
길가다가
허기지면
무 하나 쏙 뽑아
대충 쓱싹 문질러
먹기도 하고
풋보리를
짚불에 꼬실려
손바닥으로
비벼대서
껍질은
후 불어 날리고
입안 가득 털어
넣으면
보드랍고
탱글한 알갱이들의
토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어
맛깔난
주전부리와
정겨운 이야깃거리가
떼구루루
떼구루루
추억의
건반 위로 순연히
굴러들어오고
있는
내
어릴 적 의
이야기들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구수하고
풍성하기만
해
-雪栢정미형-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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