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에서 살까지의 거리

쌀에서 살까지의 거리

말끔하게
마당질한
알곡에

언틀먼틀
불거진 한 생의
부스러기를
섞는다

표정 없는
일상의 손에
휘둘려

농부의
피살이

땀과
눈물과
애간장이

부옇게
씻겨져
나간다

살아 있는
자음과 모음의
배반을
꿈꾸며

먼지
풀풀 날리는
하루를 지탱해 줄
밥솥 안으로

땅의
경전을 집어넣는다

작은
우주 안에서
불, 물고문을
견디며

기꺼이
우리들의
더운 피가 되어
주는

한 톨의 쌀

나도
누군가의
입안에서

달콤하게
씹힐

저녁
한 끼라도
될 수 있다면

-문현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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