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고무신
어머니
밭에서 오시기 전
사립문은
싸르락
싸르락 울고
어머니
사립문 열고
들어오실 때는
울지 않아
머릿수건 풀고
허리 펼 사이 없이
부엌으로
들어가면
꿈결인 듯
밥상이 들어오고
마지막
아버지 숭늉까지
만들어야 잠시
방에 앉는
어머니
온종일
품 파느라
호미 들고
앉은뱅이로
뜨거운 밭 오갔을
어머니
고단한
숟가락에
밥보다 졸음이
먼저 올라
앉네
시큰한
콧날 괜스레
움켜쥐고
부엌
문지방에
목 늘어뜨리고
밥상을 건너다보는
백구의
엉덩이를 발로 차
내쫓고는
후덥지근
몰려드는
배나무밭의
더운 바람에
몸을 낮추니
댓돌에
벗어놓은
어머니의
고무신
바닥으로
가득한 흙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두 손으로
어머니의 고무신
털어내니
사립문 덩달아
싸르락싸르락
울고,
-최나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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