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서 못 만나는
꽃은
소리 없이
피고
바람은
모습 없이
불어도
당연하게
여기면서
소리 안에
갇힐 수 없는
음성이
소리로
안 들린다고
모습 안에
갇힐 수 없는
모습이
모습으로
안 보인다고
없다고
한다
별이기도
눈물이기도
한잔의
생수이기도 하는
온갖 모습인 줄
몰라,
언제
어디서나
마주치면서도
알아보지
못한다
풀벌레
소리이기도
아기
옹아리
소리이기도 하는
온갖 소리인 줄
몰라,
언제
어디서나
들려오는데도
알아듣지
못한다
하루살이가
내일을
모르고,
메뚜기가
내년을 몰라도
내일과
내년이 있는 줄은
알면서
모습은
귀로 들으려
하고
소리는
눈으로
만나려다가
늘 어긋나고 만다
아무리
마주쳐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신神을
닮았어도
모품模品은
이렇다
-유안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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