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칫밥

눈칫밥

나는
3월, 새 학년이
싫다

다른
친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년 새 학기를
손꼽아 기다리는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새 학년 새 학기가
싫다

새 학년
새 학기가 되면
또 다시 가난을
증명해야
하기에…

3월이면,
탱자가시처럼
아빠의 아픈 곳을
찔러야 하고

명자꽃처럼
숨 죽여 우는

엄마의
붉은 눈물을
보아야 하고

잘 보이고 싶은
새 선생님과
아이들 앞에서
고개를 떨구어야
하기에…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데

왜 나는
죄인처럼
자꾸만 움츠러드는
걸까?

3월이 싫다.
학교 가기가 싫다

언제쯤이면
눈칫밥—

소태같은
모래밥이
아닌

따뜻한
밥 한 끼를
당당하게 먹을 수
있을까?

-김형태-
(아동문학가)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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