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여, 杜春에게
가난하여
발 벗고 들에 나무를
줍기로소니
소년이여 너는
좋은 햇빛과 비로 사는
초목 모양 끝내 옳고
바르게 자라지라
설령
어버이의 자애가
모자랄지라도
병 같은
가난에 쥐어짜는
그의 피눈물에
염통을 대고
적은
짐승처럼
울음일랑 울음일랑
견디어라
어디나 어디나
떠나고 싶거들랑
가만히 휘파람 불며
흐르는 구름에
생각하라
진실로
사람에겐
무엇이 있어야
되고
인류의
큰 사랑이란
어떠한 것인가를
아아
빈한(貧寒)함이
아무리 아프고
추울지라도
유족함에 개같이
길드느니
보다
가난한 별 아래
끝내 고개 바르게
들고
너는
세상의
쓰고 쓴 소금이
되라
(유치환·시인, 1908-1967)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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