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

소주병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
이었다.

-공광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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