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라는 말
연애시절, 나는
은근슬쩍 당신에게
여보라고 불러봐
했더니
그 말이
어색했던 당신은
여보를 거꾸로 바꿔서
보여? 라고 묻고는
딴청을 피웠다
나는
느닷없는 물음에
당황스럽기만
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챈 당신은
나지막하게
사랑해라고
했다
결혼을 앞두고
사소한 이유로
다투던
날
당신은
내가 되어도
내가 아니 되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나는
먹먹해져서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구도
아니 된다고
당신이어야만
한다고 소리쳤다
당신은
내 마음이 보여?
라고 묻고는
뒤돌아섰다
나는
눈을 감고
사랑해라고
속으로 속으로
되뇌었다
당신은
이 세상 기꺼이
나와 함께
살겠다고
했다
깜깜한 나에게
전부를 보여준
당신
당신은
겨울 꽃처럼
단아한 신부가
되었고
나는
잘 보이지 않는
어둔 세상에
살지라도
당신이 내민
손을 꼬옥 붙잡고
가겠다고
했다
새신랑이 된 나는
당신에게 보여? 라고
물었더니
당신은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여보라고
말했다
여보라는 말이
어찌나 아늑하던지
나는 사랑해! 라는
말로 들렸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내 마음이 보여?
내 사랑이 보여?
정말 내가 보여?
라고 묻지
않고
단지
여보라고
말할 것 같다
여보라는
말 입속에
가만히 숨겨둘 수
없어서
부르면
부를수록
보여줄 수 있는
사랑보다 더 커져만
가는 말
-윤석정-
Photo:
Actress Park Si-eun (박시은) and
actor Jin Tae-hyun (진태현) couple
Photo story from SBS Reality Show
‘You are My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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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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