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꽃 그늘
애정이
예전과 슬며시
달라지고
양처보다는
현모가 되려
애쓰는
아내가
꽃구경
가자고 했을 때
맨 먼저 왜 이팝꽃이
떠올랐을까
가정과
직장을 오가며
힘들게 살아온
아내가
모처럼
부부여행을
제안했을 때
나는 왜
소복이 쌀밥 같은
꽃을 피운 채
모내기
하는
들녘을
바라보는
이팝나무가
떠올랐을까
꽃이 일시에
구름처럼 피면
풍년이요
꽃이
주춤주춤
빈약하게 피면
흉년이라는
이팝나무
꽃그늘에서 새삼
거칠어진 아내의 손을
간절히 잡고
싶었을까
농사가
생업인 사람들이
대대로 정자나무로
아끼고 당나무로
섬겨온
이팝나무
환한 꽃그늘아래
서서
새삼
쌀밥 먹는 게
소원이던 시절을
회상하고 싶었을까
-최두석-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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