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
-이해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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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y Annabel Bur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