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저울눈

몸의 저울눈

푸줏간 주인이
고기 한 칼
썩썩
썰어

척,
저울에
올리자 바늘이
바르르
떤다

그의
손대중이
저울눈 하나를
겨냥해

잠시
그 경계를
넘나들다가
딱 그 눈금에서
멎는다

얼마나
칼질을
해댔으면……


쥔 손에
저울눈 하나가
직감처럼 꽂힐 때
까지

마음의
저울추가

수도 없이
진자운동을
거듭했으리라

모자라서
보태고,

넘쳐서
덜어내는

모자람과 넘침이
오락가락 셀 수도
없었으리라

내 몸에
던져지는
생의 부하를
짚어내면서


안에서도


저울처럼
바늘 하나가
수도 없이 흔들
렸다

모자람과
넘침 사이에서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다

살코기 한 덩이에
요동치는
저울처럼

내 몸도
등짐이라도
끙, 지고 일어설
때면

바르르
떨던 것이다

나는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가늠
하며


푸줏간의
저울처럼


많이도
흔들리며
살아온다

저울은
이제 평정을
되찾았다

생의 무게를
내려놓고
서야

꺾인 허리
반듯이 펴지던
어머니
처럼.

-정재영 –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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