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기

변성기

접시는
바꿔요

어제 같은
식탁은 맞지
않아요

초승달을
키우느라
뒷면이었죠

숨기고 싶은
오늘의 숲이
자라요

깊어지는
동굴이 있죠

전신거울
앞에서

말을 터요

알몸과
알몸이
서로에게


몸에서
나를 꺼내면
서로 모르는
사람

우리는
우리로부터
낯설어지기 위해
자라나요

엄마는
앞치마를
풀지
않죠

지난
앨범 속에서

웃어야지
하나, 둘, 셋,
셔터만 누르고
있죠

식탁을
벗어나요
눈 덮인 국경을
넘어

광장에서의
악수와

뒤집힌
스노우볼의
노래,

흔들리는
횡단열차와

끝없이
이어지는
눈사람 이야기,

말을
건너오는
눈빛들과

기울어지는
종탑과

나무에서
나무와 나무까지
밝아지는

모르는 색으로
달을 채워요

접시에
한가득
마트료시카는

처음 맛본
나의 목소리

달 아래,

내가
나를 낳고

나는 다시
나를 낳고
나를 낳고

내가
누구인지
누구도 모르게

-김수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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