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가 1
눈보라 속에서
기침하는
벙어리
겨울나무처럼
그대를 사랑하리라
밖으로는 눈꽃을
안으로는 뜨거운
지혜의 꽃
피우며
기다림의
긴 추위를 이겨
내리라
비록
어느 날
눈사태에 쓰러져
하얀 피
흘리는
무명(無名)의
순교자가
될지라도
후회 없는
사랑의 아픔
연약한 나의
두 팔로
힘껏 받아
안으리라
모든 잎새의
무게를 내려
놓고
하얀
뼈 마디 마디
봄을 키우는
겨울나무여
나도
언젠가는
끝없는 그리움의
무게를
땅 위에
내려 놓고
떠나리라
노래하며
노래하며
순백(純白)의
눈사람으로
그대가
나를 기다리는
순백의
나라로
-이해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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