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이사 준비
여름날은
짐을 싼다
소중하게
사용했던
여름의
추억들을 지우면서
꾸러미를
싼다
매미의
울음소리도
여름 소리를
죽여가며
이삿짐 속으로
집어넣는다
천둥은
다급해지고
태풍도 거친 바람과
함께
뜨거운
해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서둘러 올라왔다가
마음에
들지 않은
여름 흔적을
지우기
위해
또다시
올라올 채비를
한다
하늘
구름은
높은 곳으로
떠날 이사 준비를
마쳤고
더부룩한 공기도
이삿짐을
싼다
길가에 있는
청푸른 나뭇잎들은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서둘러
가고 싶은 마음에
가을바람
부르며
가을로 떠나는
이삿짐을
바라보며
청푸른 손을
흔들어
댄다
(2020. 8. 29)
-이정우-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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