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보고서
이만하면 잘했다
생각했는데
오늘 내 모습은
바랜 잎만 무성한
나무되어 서있다
이제는 그 잎마져
떨어진 앙상한 가지로
희생하며 비우고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마땅히 할 일을
해야 할 시간을
나 살기에 급급하며
겨우 얻어낸 목숨이
작은 바람 앞에도
떨고 있는
석양의 목 쉰 소리
주는 것이기에
받아도 된다 생각했는데
그것은 손사래를 잊어버린 무례함이었다
주기보다 받기에 익숙한
실로 초라한 내 모습
나를 멸시한 사람
나도 멸시하고
나를 사랑한 사람을
나도 사랑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됨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주의 종의
은혜가 아니었다
정말 볼품없는
성직자의 위선
뒤돌아 보고 다시 쓴
나의 목회 보고서는
안타깝게도 모든 것이
다 부족함이다
은퇴를 앞둔
어느 목회자의 회한록
박현근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