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아직 따뜻하다
흐르는 물이
무얼 알랴
어성천이
큰 산 그림자
싣고
제
목소리 따라
양양 가는
길
부소치 다리 건너
함석집
기둥에
흰 문패 하나
눈물처럼
매달렸다
나무
이파리 같은
그리움을
덮고
입동
하늘의 별이
묵어갔을까
방구들마다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어둠을 입은 사람들
어른거리고
이 집 어른
세상 출입하던 갓이
비료포대 속에 들어
바람벽 높이
걸렸다
저 만리
물길 따라
해마다 연어들
돌아오는데
흐르는 물에
혼은 실어보내고
몸만 남아
사진액자 속
일가붙이들 데리고
아직 따뜻한 집
어느
시절엔들
슬픔이 없으랴먄
늙은
가을볕 아래
오래 된 삶도
짚가리처럼
무너졌다
그래도
집은 문을 닫지
못하고
다리 건너오는
어둠을 바라보고
있다
-이상국-
‘집은 아직 따뜻하다’중에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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