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폭우는
뜨거운
울음덩어리
같아
철거현장에서
박살 난
벽돌무더기의
눈물 같아
하이힐을 신은
젊은 꽃뱀에게
보기 좋게
뒤통수 맞은
늙은 신사의
비애 같아
가는 곳마다
퇴짜 당하는
구직자의 목울음
같아
가격
폭락했을 때
배추 양파 농작물
갈아엎는 트랙터의
눈물 같아
져버린 꽃잎의
붉은 울음
같아
빗길에
미끄러진
오토바이 배달통에서
쏟아진 짬뽕의 벌건
눈물 같아
프레스에 잘린
손가락을
주워들고
응급실로 달려가는
노동자의
피 울음
같아
해가 져도
일당이 없는
아버지의 억장
같아
지느러미도 없이
빗물에 허우적거리는
지렁이의 서러운
눈물 같아
머지않아
오고야 말 신을
기다리다 늙어버린
목동의 외로운
울음 같아
폭우는
왠지 서러운
영혼들의
진혼곡
같아
달려가
온몸으로
받아주고 싶은
폭우는
-강양주-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