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화장하는 아내
출근하는아내의
아침마다 화장하는
모습이
싸움터에
나가기 위해
군장을 꾸리는
병사처럼
거룩하다
화장대 없는
거실에 철퍼덕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비장하게
머리에 띠를
두르고
잠금장치를 풀고
실탄을 장전한다.
이른 아침
이슬비 내리는
뜨락처럼 촉촉하게
세안하고
화가처럼
메이크업 베이스하고
마술 같은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모공 잡티
완벽하게 자취를
감추고
복숭아처럼
화사한데
얇은
어깨 너머로
왠지 모를 표백된
슬픔이 울컥
넘어온다.
오늘도
만나는 사람마다
복숭아처럼 화사하고
양귀비처럼 곱게
봐주길,
보는
사람마다
연인처럼 쓰러지길,
-정정우-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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