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문장

상처의 문장

지난
태풍에 마당의
벚나무가 쓰러
졌다

은현리에
뿌리 내린 지
10년 된 벚나무
였는데

큰바람
제 몸 제 뿌리로는
견디기 힘들었나보다

그래서
나무를 다시
세워주었는데

세워주고
마음 다주며
보살폈는데

나무의 몸
몸의 가지에
껍질이 터진다


할복하는
것 같은

나무의
후유증을
보며

나무가
제 몸으로 쓰는
상처의 문장을
읽는다

쓰러져 본
사람은
알지

제 상처의
피에 펜을 찍어 쓰는
문장이
있다는

그 문장
어떤 눈물로도
지울 수 없다는

-정일근-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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