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씻으며
쌀이
곳간 속에 쌓이면
숨이 차서
죽지
가난하지만
내 아내가 새벽에
쌀을 씻을 때
쌀은
환희의
아우성을
친다네
쌀은
살아야지
우리들 몸에 익히어
쌀은 비로소
산다네
부잣집 곳간에
처박히거나 지천으로
먹다 남기면
쌀은
죽는다네
부자도 망하고
쌀을 사야지
나의 하루를 팔아서라도
몽땅 하루치의
쌀을 사서
쌀을 씻고
싶어하는 아내가
쌀을 씻으며 즐거워하는
소리를 들어야지
또렷또렷
눈을 뜨고
살아 있는 쌀
더
하얗게
눈부시게
살아있는
쌀
쌀 한 톨
흘리지 않는
내 아내가 나는
쌀처럼 귀엽
다네
하얀 팔뚝
걷어올리고
쌀을 씻는 내 아내
-정대구-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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