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농부가 되리
한 평도 안 되는
밭을 가진
시인은
가슴속에서
잔돌을 골라내야
하리
씨뿌릴
둔덕을 돋우어 놓고
고랑을 깊게
파고
시간마다
제 살과 뼈를
드나들면서
순결한
땅을 만들기 위해
거름을 주어야
하리
시어를 심어
시를 탄생시키고
알차고 실한 시를
주렁주렁
열리어
풍년을
노래해야
하리
시인은
농부가 되어
뿌리
깊이 박힌
아집과
고집의 바위를
매일
흔들어
위에서
내리는 빗물과
속에서 흘리는
눈물로
돌뿌리 적셔
뽑아내야
하리
-함영숙-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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