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말을 걸다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 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권대웅-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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