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맴 사랑해 맴맴


맴맴 사랑해 맴맴

버스 안에서
였습니다.

등뒤에서
무척 시끄럽고
부산스러운 느낌이 들어
돌아보았더니

아이들 세 명이
수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들끼리
손짓으로 얼마나
깔깔거리며
신명났는지

소리가
나지 않아도
들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참동안
그들의 수화를
들었습니다.

그러다 무심코
버스 창문으로 보이는
플라타너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무들도
옆의 나무에게,
건너편 서있는 나무에게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팔랑거리는
수백 수천 개의 손짓으로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있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내는
저 수 많은 문자들
나뭇잎의
말들.

그러자
갑자기 곤충들의
이야기도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맴맴
사랑해 맴맴,

쓰륵쓰륵 사랑해
쓰륵쓰륵.

도시
공중으로
울려 퍼지는
이 말을 듣다가

문득 나는
깨달았습니다.

살아있는
그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돌쩌귀 아래
벌레들의 꿈틀거림,
달의 곁을 스쳐가는
구름의 소리,

떼지어 날아가는
새들의 신호,

나뭇가지
까치집 속에서
들려오는
뒤척임.

그리고
눈을 감으면
들려오는
더 많은 것들…

그들의 말은,
언어는, 손짓은,
눈빛은, 냄새는,
소리는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들려오는
뉴스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권대웅-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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