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 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 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
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
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1960-1989)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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