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은 신자 수와 헌금

관심은 신자 수와 헌금

학교의 개학 연기, 프로스포츠의 리그 중단 등
다른 집단은 선제 대응하는데 종교 집단은
왜 외면하다가 이 사단을 맞을까요.
신천지만이 아니라 명망있는 교회들까지
코로나 환자가 속출하니 말이죠.

신천지 보도는 많으니 저는 우리나라
종교 자체를 놓고 좀 얘기해 보렵니다.
일반 교회와 신천지를 어찌 비교하냐고
하겠지만 이단은 교회가 비기독교적으로
가면서 키워낸 부분도 크니까요.
비기독교적이라 함은 기독 정신에
대한 태만입니다. 어떤 점이 그런지
짚어보기로 하죠.

종교의 대주제는 비슷합니다.
사후에 대한 영원성과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설파하는 게 그렇지요. 기독교가
구원(천국)-사랑-회개를 말한다면 불교는
극락(윤회)-자비-참회를 말합니다.
이런 대주제의 균형을 잃은 종교는 사실상
사이비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십계명은
기독교의 기본 정신을 알기 쉽게 이해시킵니다.
제1~4계명은 하느님과의 관계
(야훼 이외의 신을 섬기지 마라 등),
제5~10계명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부모를 공경하라, 도둑질하지 마라 등)
를 전하고 있죠.
성경 역시 마태, 마가복음 등 많은 대목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베풀 것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종교는 천국, 극락 사상에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 경우
목사든 신자든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도
기승전-천국(구원)으로 끝냅니다.
사후 구원에 대해서만 장황설이고
(협박처럼 들릴 때도 많죠) 현재적 삶의
태도에 대해서는 들려주지 못합니다.
십계명과 성경을 통해 찬양만이 아니라
나누고 베풀 것을 말하는데도 말이죠.
종교지도자들부터 그 점에 철학이 없으니
신자들도 별 인식이 없습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신자라는 한국인데
(불교 1,000만, 개신교 800만,
천주교 500만 등),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순복음교회가,
불교의 본산인 조계종이 사회를 위해
통 크게 기부하고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보다는 신자 늘리기,
교권 세습, 감투싸움이 훨씬 더 익숙한 모습이죠.
그러다 보니 베풂과 나눔, 사랑, 배려가
끼어들 틈이 없어 보입니다. 대부분의 종교가
현세에서의 선행이 죽은 후의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하면서도 말이죠.

용서와 회개도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영화 <밀양>에 그 점과 관련한 인상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유괴범에게 자식을 잃은
전도연이 괴로워하다가 교인이 된 뒤 범인을
포용하려 구치소로 면회를 가죠. 그런데 범인은
그 사이 믿음을 갖게 되었다면서 하느님께
빌고 다 용서받았다, 그래서 마음 편히
지낸다고 대답합니다. 자식 잃은 엄마에 대한
참회는 잊은 채 표정도 편안하게. 그 말에 무너지는
전도연과 한 야외기도회장에 울려퍼지는
<거짓말이야>라는 노래가 먹먹한
아이러니를 이루죠. 모든 신자가
그럴 리 없겠지만 영화 속 범인처럼
말하는 교인들 사실 엄청 많습니다.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종교의 그늘입니다.
지붕 위 십자가 수가 입증합니다.
세계 최고라죠. 국립공원의 사찰들은
행인의 길을 막고 수 십 년째 통행세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신자 수와 헌금인 것 같습니다. 교회에 가면
무안하도록 헌금을 강조하는 말도
공공연히 들을 수 있습니다. 한 매체에서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신자 수 300명이면 목사 가정이
생활하면서 교회를 유지할 수 있고,
그 이하면 교회도 파산한다는.

신자 수에 따라 통째로 교회를
사고팔기도 합니다. 이만하면 종교는
사업 컨셉이고 헌금은 매출입니다.
특히 개신교는 헌금에 예민합니다.
학교에 비유하자면 천주교가 중앙교구를
중심으로 한 공립이라면 개신교는
사립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헌금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고, 이 환란 속에
주일예배(신자들이 제일 많이 나오는)만이라도
이어가려는 속내와 무관치 않을 겁니다.
한 주 예배를 쉬면 한 달 헌금의 25% 손실이
발생할 테니까요. 교리상 건너뛸 수 없다지만
어떻게 말해도 신자들의 안전은 뒷전입니다.

종교는 사람들의 약한 고리를 건드립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그중 최상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약한 고리에 종교는
위안이 됩니다. 여기에 영원한 생명이 있다고
사람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랩니다.
교회의 설교도, 스님의 법문도 기
승전-천국(극락)이고, 종교지도자가
그렇게 가르치니 전도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직 하느님
나라에 가는 이야기만 합니다.

그 많은 종교지도자가 천국에 대한
관심 절반만이라도 사랑과 나눔을
가르치고 전파한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예쁠 텐데 말이죠.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 소외된 사람들… 사랑과 배려를
비종교인보다 더 많이 실천할 것 같은
신자들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인 것을
생각하면 이상하죠. 적어도 교회 단위로는
방관자적인 일들입니다. 종교인 세금 부과에
저항하는 것부터가 그렇습니다. 세금이 뭡니까.
사회를 위해 쓰이는 돈인데 갖은 이유를 들어
거부하지요.

사람들이 이단에 빠지는 것도 이렇듯
병든 종교관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단교 신자 중 훨씬 많게는 기존의 교회에서
옮겨간 사람들이라고 하죠. 인본 대신 구원과
천국만 강조하다보니 그것과 관련해 더 솔깃한
말을 들려주는 것이 이단교의 특기이니까요.

이단교 입장에 신자는 평생 빨대 꽂은 곰이며,
한마디로 대박인 사업입니다. 전국의 지역별
교회 등 수천 개 시설을 운영하는 신천지의
자금력부터가 놀랍죠. 종교가 종교답지 못할수록
이단, 사이비는 코로나처럼 창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은 애초부터 추상적 은유적인
구절이 많아서 해석이 갈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럴수록 사랑과 희생을
몸소 보여준 예수의 삶에 충실한 교회와
신자가 진짜 믿는 자라고 생각합니다.
전능한 하느님이라면 구원만 떠벌이는
자보다는 베풀고 나누는 신자를 더 당신
가까이 살피지 않을까요. 하느님의 전능을
믿는다면 기독교 정신을 두루 품는 더 담대한
삶이 구원을 받는데도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반성 없이 신천지를 비판하는
기성 교회도 그리 잘하는 것 없기에
쓴 글입니다. 하느님의 명령을 온전히
실천하지 않는 교회는 이단, 사이비의
담장 위를 걷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의 말에도 오류가 많아 지적받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입맛에 맞는 것만
먹어온 교회들의 트집이라면 사양할
것입니다. 그 이상의 논리적 감동을
가져온다면 받아들이겠지만.

한때는 세례를 받고 주일에 충실하고
봉사활동에도 꽤나 시간을 바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잘 안 갑니다. 물론 저의 판단이지만
안 간다기보다는 갈수록 변질된 종교의 모습이
저를 멀어지게 한 부분도 있습니다.
성경과 기독 정신을 좋아하는 건
지금도 같습니다. 천국 이야기와 더불어
사람으로서의 삶의 태도를 실천하고 가르치는
목자라면 기꺼이 따를 것이니까요.

-옮긴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 Art by Kang, Dong Seok 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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