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 향하여

밖을 향하여

동굴을
지나온 사람이라야
동굴을 안다.


습하고
어두운 동굴의
공포

때로
박쥐가 얼굴을
할퀴고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벌레가 몸에
달라
붙어

뗄레도
떨어지지 않게
꽉 달라
붙어

살점을 뜯고
피를 빨아먹는
으으 이 끔찍함!

발을 헛디뎌
수렁에도
빠졌다가

깨진 무릎
빠진 손톱으로
기어서 기어서라도

동굴을
지나온 사람이라야
동굴을 안다.

동굴 밖
햇빛의
눈부심을
안다.

-이정하-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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