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행열차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시詩/허영자 시인–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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