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아 (우.사.이)

둘째 날아 (우.사.이)

둘째 쉽게 낳는 다고 누가 말했나!
내 경험 상, ‘둘째 출산’?
절대 쉽지 않다!

물론, 첫 째보다 빨리 낳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출산을 위한 모든 과정들이
‘짧은 시간’ 내에 초스피드로 진행되느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찐한 고통이 펼쳐진다.

뿐인가? 내 경우,
입덧, 먹덧은 기본이고!
허리 통증에 치골통까지
‘통’이라는 모든 통을 다 겪었다.

급기야 막판엔
입원까지 했으니, 말 다하지 않았나?
정말 쉽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가 나오자마자
모든 이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첫 째와 똑같이 생긴 얼굴을 보곤,
유전의 힘을 몸소 경험했으며,
너무 예쁘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첫 째에게는 미안하지만,
둘째는 더 예뻤다.
이상하게 그랬다.

———————–

내 생각에 둘째는
모든 게 너무 좋은 때에 태어났다.

첫 째 때보다 경제적으로도 나아졌고,
모든 게 더 안정적일 때 세상에 나왔다.

그 뿐인가,
한 번 키워봤다고 육아도 더 쉽다.

첫 째를 키울 때는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컸는데,
둘째는 조바심이 나지 않는다.

조금 아프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고,

조금 심하게 칭얼거려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기게 된다.

첫 째 때는 작은 바늘로 채혈만 해도
엉엉 우는 엄마였는데,
이젠 우는 아이를 톡톡 두드리며 다독여줄 수 있는,
침착한 엄마가 되었다.

첫 째 때는
목 못 가누는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라
항상 무섭고 불안했다면,
이젠 한 손으로도 안정감 있게 안을 수 있다.

첫 째는 살얼음판을 걷는 마음으로
늘 ‘노심초사’하며 키웠다.
혹여 나의 무지가 아이를 아프게 하지는 않을까?
‘큰일이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큰일은 생각보다 쉽게 나지 않으며,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육아에 임해도 된다는 것을.
‘육아에 대해 모두 알지 못해도’
충분히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아마, 내가 둘째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건
두려운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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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 행복한 마음으로 잘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알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둘째가 너무 예쁜데,
둘째가 너무 예뻐서
첫째에게 미안해 진 것이다.

내가 그 때 이만큼 여유가 있었다면,
이만큼 안정적이었다면,
이만큼 편안한 마음이었다면,
보다 사랑해줄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너무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키웠고,
그 때문에 온전히 사랑을 줄 수 없었다.

그 때 더 사랑해주었다면,
지금 더 행복하게 잘 자라지 않았을까?
자꾸만 미안해지고, 자꾸만 후회가 된다.

내 눈에 보이는 아이의 부족한 부분들이
부족한 내 사랑 때문은 아니었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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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난 둘 째가 너무 예쁘다.
그런데 그래서 첫 째에게 너무 미안하다.

아픈 손가락이 왜 생기나 했는데,
이래서 생기나보다.

날며의 결혼일기-_아픈손가락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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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제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첫 째는 아무래도 아픈손가락인것 같아”

그랬더니, 남편이
“뭐? 어떻게 자식에게 그럴 수가 있어?”
라고 하더군요.

‘아픈 손가락’이 나쁜 말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럴까? 궁금해서 물어보니,
남편은 ‘아픈손가락 = 미운 손가락’인 줄 알았대요.

너무 웃겨서 이유를 물으니,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데,
유독 더 아프면 얼마나 밉겠냐고 하더군요.
ㅋㅋㅋㅋ 웃기지 않나요? 너무 웃겨서 전하고 싶었어요.
풉푸하하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네요.

 

PS2:

둘 째의 닉네임은 무엇인지 많이 물어봐주셨는데요!
‘날아’가 좋을 것 같아요! 아기니까요!
ㅎㅎ 재미있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PS3:
오랜만에 써서 PS가 많아요!
어떤 글을 써야할 지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주제를 몇 번 바꾸었는 지 몰라요.
오랜만에 쓰게 되니,
은근 부담이 되더라고요 ㅎㅎ

그런데 결국 그냥 제일 잘 할 수 있는 말로 쓰기로 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수수.. 다음주 수요일 밤에 만나요!
11시 59분일 수도 있어요 하하하하

-날며-
(날며의결혼일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사.이: 우리시는 이야기)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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