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의 기도
이미 지나간 일에
연연해하지 않게 하소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오직 웃음으로 가득했던
시간들만 기억하게 하소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지 않게 하소서
불안함이 아니라 가슴 뛰는 설렘으로
두려움이 아니라 가슴 벅찬 희망으로
오직 꿈과 용기를 갖고 뜨겁게
한 해를 맞이하게 하소서
더욱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바쁠수록 조금 더 여유를 즐기고
부족할수록 조금 더 가진 것을 베풀며
어려울수록 조금 더 지금까지
이룬 것을 감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삶의
이정표가 되게 하소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라
남은 생에 새로운 빛을 던져줄
찬란한 등대가 되게 하소서
먼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그 때 내 삶이 바뀌었노라,
말하게 하소서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으리니
새해는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한 해가 되게 하소서
-글/양광모-
시집 <나는 왜 수평으로 떨어지는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