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추억
어쩌다
친구 꾐에
빠져
예배당 관사
높은 지붕에 올라간
날 두고
사다리를
치워 버린 친구가
원망스러웠을 때
혹여
예배당
지붕 위에서
이름 없는 귀신이 될까
두려움에 겁도 없이
지붕 밑으로
뛰어
고공 법을
구사하든
어린
시절
할머닌 늘 그랬다
˝예배당이 니 할애비 집이냐?˝라고
그러면 나도 속이 상해서 꼬박
˝네 할애비 집 맞는데요!˝
되받아치던 유년
꼭 크리스마스 즈음만
교회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 년 중 그때가
가까워지면
언제나
예배당을
기웃거렸다
정말 크리스마스에
나눠주던 사탕과 따끈한 빵이
그리워 간 것은
아니었다
여름날은
맨드라미가
붉은 얼굴로 깔깔거리고
봉선화 채송화도 단아한
모습으로 피어있던
그래서
늘 예배당은 내게 많은
신비를 지닌 비밀한
정원이었다
찬란하게
반짝이는 별이 달린 트리와
무대 위 올려지던
다윗 이야기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세상에 오신
거룩한 이야기들
내 유년의
크리스마스는 항상
내게 행복을 선물하는
요람이었다
꼭
빵이
그리워 사탕이
그리워 예배당을
다닌 것은
아니었다
-고은영-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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