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
눈 내리는 늦은
밤거리에
서서
집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는
늙은 아내를
생각한다
시시하다
그럴 테지만
밤늦도록
불을 켜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빵 가게에
들러
아내가
좋아하는
빵을 몇 가지
골라 사들고 서서
한사코
세워주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며
20년하고서도
6년 동안 함께 산
동지를 생각한다
아내는
그 동안 네 번
수술을 했고
나는
한 번 수술을
했다
그렇다,
아내는 네 번씩
깨진 항아리고 나는
한 번 깨진
항아리다
눈은 땅에
내리자마자
녹아 물이 되고
만다
목덜미에 내려
섬뜩섬뜩한 혓바닥을
들이밀기도
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
늦은 밤거리에서
한번 깨진
항아리가
네 번 깨진
항아리를 생각하며
택시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나태주-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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