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수건
고추밭에
다녀오다가
매운 눈 닦으려고
냇가에 쪼그려
앉았는데
몸체 보시한
나비 날개,
그 하얀
꽃잎이 살랑살랑
떠내려가더라.
물속에
그늘 한 점
너울너울 춤추며
가더라.
졸졸졸
상엿소리도
아름답더라.
맵게
살아봐야겠다고
싸돌아다니지
마라.
그늘 한 점이
꽃잎이고
꽃잎 한 점이
날개려니
그럭저럭,
물 밖 햇살이나
우러르며
흘러가거라.
땀에 전
머릿수건 냇물에
띄우니
이만한
꽃그늘이 없지
싶더라.
그늘 한 점
데리고 가는 게
인생이지
싶더라.
-이정록-
좋은 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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