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자 꼭지처럼

주전자 꼭지처럼

어비
아비가 되면
손발 시리고

가슴이
솥바닥처럼
끄슬리는
거여.

하느님도
수족 저림에
걸렸을
거다.

숯 씹는
돼지처럼
속이 시커멓게
탔을 거다.

목마른 세상에
주전자 꼭지를
물리는
사람.

마른 싹눈에
주전자 꼭지처럼
절하는
사람.

주전자는
꼭지가 그중
아름답지.

새 부리
미운 거
본 적이
있냐?

주전자 꼭지
얼어붙지 않게
졸졸졸 노래해라.

아무 때나
부르르 뚜껑 열어
젖힌 채

새싹
위에다
끓는 물 내쏟지
말고.

-시詩/이정록-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