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

아비

밥 대신
소금을 넘기고
싶을 때가
있다

밥 먹을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스스로에게
다그치며

굵은
소금 한 숟갈
입 속에 털어넣고
싶을 때가
있다

쓴맛 좀
봐야 한다고

내가 나를
손보지 않으면
누가 손보냐고

찌그러진
빈 그릇같이
시퍼렇게 녹슬어 있는
달을 올려다
보며

내가 나를
질책하는 소리,
내 속으로 쩌렁쩌렁
울린다

이승이
가혹한가,
소금을 꾸역꾸역
넘길지라도

그러나
아비는 울면
안 된다

-글/김충규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