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
밥 대신
소금을 넘기고
싶을 때가
있다
밥 먹을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스스로에게
다그치며
굵은
소금 한 숟갈
입 속에 털어넣고
싶을 때가
있다
쓴맛 좀
봐야 한다고
내가 나를
손보지 않으면
누가 손보냐고
찌그러진
빈 그릇같이
시퍼렇게 녹슬어 있는
달을 올려다
보며
내가 나를
질책하는 소리,
내 속으로 쩌렁쩌렁
울린다
이승이
가혹한가,
소금을 꾸역꾸역
넘길지라도
그러나
아비는 울면
안 된다
-글/김충규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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