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용 자전거 타기
결혼이란
안장과 체인이
두 개 달린 자전거를
타는 일이지
앞사람이
페달을 밟아
뒷바퀴를 끌면
뒷사람은 발을
맞추면
된다네
마음이
합쳐지지 않으면
바퀴는 구르지
않지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다
보면
두 바퀴는
물고 있던 체인이
쉽게 벗어나기도
한다네
그럴 땐
자전거를 세우고
다시 체인을
걸어야
하지
앞바퀴와
뒷바퀴를 묶으며
기름때를 묻히기도
한다네
한 번 벗어난
체인은 쉽게
고정되지
않지
시간을 흘리며
생을 낭비하기도
한다네
짐이 돼버린
자전거를 끌며
서로를 원망
하기도
하지
지쳐 있는
두 사람은
목적지가 멀기만
하다네
각자 길을
되돌아보며
바퀴에 감긴 시간을
계산해 보기도
한다네
그러다가
문득 뒷바퀴를
돌려서 앞바퀴를
굴릴 생각을
하지
때로는
뒷바퀴가
앞바퀴를 밀고
가기도
한다네
-문숙 시인-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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