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의 오늘 밤


한가위의 오늘 밤

달을 보며
생각한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가위의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들.

한라산
기슭에도
태백산 골짜기
두메 산골에도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몇 명이나 될까
헤아릴 순
없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어린이 어린이들.

성도
이름도
얼굴도 모르
지만

달빛에 빛나는
하얀 이마

달빛에 빛나는
까만 눈동자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를 생각할까.

모르는
그 누구도
달을 보면서

오늘 밤
달을 보는 내게로
따뜻한 마음의 손을
내밀까.

그야 모르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모든 어린이들이
어쩐지 정답게
느껴진다.

언제 만날지
어떻게 사귀게 될지
그야 모르지만

오늘 밤
달을 보는 나는
따뜻한 마음의 손을
서로 잡고
있는 것
같다.

-박목월 시인-
(1916-1978)

좋은시詩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