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는
나무
처럼
사람들
속에 섞여
고요할 때
나는 행복하다
아직은
튼튼한 두 다리로
개울을 건너
거나
대지의 맨살을
발바닥으로
느낄
때
만지고
싶은 것
입에 넣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하나 없이
비어 있을 때
행복하다
가령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어깨에
닿고
한 마리 벌이
꽃 위에 앉아 있는
그 짧은 세상을
눈여겨
보라
멀리
산 그림자
조금씩 커지고
막 눈을 뜬
앵두꽃 이파리
하나 하나가
눈물겹도록
아롱거려 올 때
붙잡는 마음 툭,
밀어 놓고
떠날 수
있는
그 순간이 나는 행복하다
-글/김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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