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 Dylan, 노벨 문학상에 대중가요를 말하다

Bob Dylan, 노벨 문학상에 대중가요를 말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토마스 만(Thomas Mann).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이 거장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역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라는 것입니다. 그 동안 노벨 문학상은 대부분 문학적으로 뛰어난 경력과 명성을 쌓은 작가들에게 수상의 영예가 주어져 왔었는데요. 올해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쟁쟁한 후보들의 수상이 점쳐지던 가운데, 작가가 아닌 대중 가수 밥 딜런(Bob Dylan)이 2016년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으로 발표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밥 딜런, 그가 음악으로서 문학성을 인정받고 노벨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벨상 수상에 핵심적인 영향을 준 밥 딜런 음악의 문학적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중가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의미하는 바

2016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 대중 가수의 수상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자 노벨상 수여기관인 스웨덴 학술원의 사라 다니우스 사무 총장은 “밥 딜런은 귀를 위한 시를 쓴다. 우리가 2천 5백 년 전에 써진 호메로스와 사포의 시를 지금까지 읽고 즐긴다면 밥 딜런 또한 읽을 수 있고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수상 이유를 밝힌 바 있는데요.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또 대중가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시와 음악은 원래 하나였다

‘얄리얄리 얄랴셩 얄라리얄라’, ‘위 증즐가 대평성대’. 왠지 모르게 입에 착 붙고 익숙하게 느껴지신다고요? 바로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 ‘문학’ 영역에서 배웠던 고려가요의 후렴구이기 때문입니다. 교과 과정 속에서 별다른 생각 없이 외우기만 했던 고대의 문학작품이 사실은 노래 가사였던 것인데요. 시와 문학은 본래 같은 기원으로서, 과거에는 각각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중국으로 건너가 보아도 사서삼경 중 시경은 노랫말들을 모아 놓은 것이고, 서양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오르페우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시와 노래의 구분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대중가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시와 문학이 같은 것으로 여겨졌던, 그 원형으로의 회귀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론가들은 말합니다. 처음 예술이 창조되던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둘. 노벨 문학상의 지평을 넓히다

시와 노래가 모두 문학에 포함되었던 본연의 형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문학’이라는 분야의 제약성을 낮추고 범위를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수상 결과는 노벨 문학상이 가지고 있는 범주의 지평을 넓히려는 시도로 여겨 지기도 하는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벨상의 권위를 낮추는 결정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반면, 그와 같은 견해 자체가 예술의 분야에 따른 권위의식이 반영된 것임을 지적하는 평도 있습니다. 같은 문학적 가치를 띄더라도 대중음악이라는 이유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밥 딜런의 수상을 두고 각 입장이 맞선 가운데 여론이 팽팽하지만, 사실 그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 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부터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융합’과 ‘혁신’을 외치는 최근에 들어서야 비로소 대중음악이 노벨 문학상의 권위와 시와 소설에 치우쳐 있던 문학에의 선입견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Bob Dylan, 노벨 문학상에 대중가요를 말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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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공식 기업블로그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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