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 세상을
안심시켜
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
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 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글/함민복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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