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고여있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깊은지
모르지만
하늘에서
가끔씩 두레박이
내려온다고
해서
다투어
계층상승을 꿈꾸는
졸부들은 절대
아니다
잘 산다는 것은
세상 안에서 더불어
출렁거리는
일
누군가
목이 말라서
빈 두레박이
천천히 내려올 때
서로
살을 뚝뚝 떼어
거기에 넘치도록
담아주면
된다
철철
피 흘려주는
헌신이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은
것은
고여 있어도
어느 틈엔가
새 살이 생겨나
그윽해지는
그
깊이를
우리 스스로
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글/안도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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