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론

연장론

다 꺼내봤자
세 치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아이 눈에 박힌
티끌 핥아
내고

한 남자의 무릎
내 앞에 꿇게
만들고

마음 떠난
애인의 뒤통수에
직사포가 되어
박히던,

이렇게
탄력적인
연장이 있던가

어느 강의실,
이것 내두른 대가로
오만 원 받아들고
나오면서

궁한
내 삶을
먹여 살리는
이 연장의 탄성에

쩝!

입맛을
다신다

맛이란 맛은
다 찍어 올리고

이것
이리저리
휘둘러대는 덕분에
내 몸 거둬 먹고
살고 있다면

이처럼
믿을만한
연장도 없다

궁지에
몰릴 때
이 연장의 뿌리
*舌舌舌 오그라들고

세상 살맛 잃을 때
이 연장 바닥이
까끌까끌
해지고

병에서
회복될 때
가장 먼저
이 끝으로
신호가
오는

예민한 이 연장,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사마천은
이것 함부로 놀려서
궁형의
치욕을

한비자는
민첩하게 사용 못한
죄로 사약받고
죽었다는

잘못 사용하면
남이 아니라
내게 먼저
화근이
되는

가장 비싸면서
가장 싼

천년만년
녹슬지 않는
붉은 근육질의

저!

-글/김나영 시인-

*舌설: 혀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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